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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경제의 명과 암: 쿠팡, 배달의민족, 그리고 소상공인

by wan4411 2025. 5. 5.

한때 ‘플랫폼’이라는 단어는 기술 기업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오늘은 플랫폼 경제의 명과 암: 쿠팡,배달의민족, 그리고 소상공인에 대해 소개해 드릴예정입니다

 

플랫폼 경제의 명과 암: 쿠팡, 배달의민족, 그리고 소상공인
플랫폼 경제의 명과 암: 쿠팡, 배달의민족, 그리고 소상공인

 

검색은 구글, 쇼핑은 쿠팡, 배달은 배달의민족. 우리의 일상은 어느새 플랫폼에 기대어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 편리함 뒤에는 누군가의 희생도 존재한다. 특히 플랫폼 경제의 구조는 소상공인에게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영향을 미치고 있다.

 

플랫폼 경제란 무엇인가?

플랫폼 경제란 공급자와 수요자를 중개해주는 디지털 기반의 사업 구조를 의미한다. 쿠팡은 판매자와 소비자를, 배달의민족은 음식점과 배달 주문자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플랫폼은 ‘데이터’와 ‘접근성’을 무기로 삼아 점차 더 많은 영향력을 확보한다. 플랫폼은 시장을 혁신하고 새로운 편익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기존의 경제 생태계에 균열을 일으키기도 한다.

쿠팡 유통 혁신인가, 시장 왜곡인가?

쿠팡은 로켓배송을 앞세워 한국 유통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소비자는 더 빠르고 편하게 상품을 받을 수 있게 되었고, 온라인 쇼핑은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전통 유통업체와 중소 상인들은 경쟁력에서 밀려났다. 특히 로켓배송을 위해 쿠팡이 자체 물류망을 확장하면서, 영세한 소매업자는 대형 물류 시스템을 갖춘 플랫폼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게다가 쿠팡의 수수료 체계나 ‘노출 알고리즘’은 판매자의 운명을 좌우할 만큼 영향력이 크다. 쿠팡 내에서 노출되지 않으면 판매는 불가능하고, 광고비를 들이지 않으면 검색 상위에 오르기도 어렵다. 이는 단지 온라인 쇼핑몰이 아닌, 거대한 ‘데이터 기반 권력’으로서의 플랫폼의 실체를 보여준다.

 

배달의민족 편리함 뒤의 수수료 전쟁

배달의민족은 코로나19 이후 ‘필수 플랫폼’으로 급부상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에서 배달앱은 식당과 소비자를 이어주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었고, 소상공인들도 울며 겨자 먹기로 플랫폼에 의존하게 됐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플랫폼이 부과하는 수수료와 광고비가 점점 커졌다는 점이다.
과거 배달의민족은 정액제 방식의 광고모델을 사용했지만, 2020년 '오픈서비스' 도입 이후 건당 수수료 체계로 바뀌며 논란이 일었다. 높은 수수료는 음식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고, 이는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되었다. 플랫폼은 “더 많은 주문을 유치해준다”는 논리로 수수료 인상을 정당화했지만,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 식의 선택이 될 수밖에 없었다.또한 광고 노출 경쟁은 소상공인을 양극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했다. 자본력이 있는 업체는 상단 노출을 위해 광고비를 과감히 집행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영세 업자는 플랫폼 내에서 점점 설 자리를 잃는다.
플랫폼의 이중성 상생인가, 수탈인가?
플랫폼은 분명 소비자에게 혁신적인 편의를 제공한다. 쿠팡의 로켓배송이나 배달앱의 간편한 주문 시스템은 많은 이들의 삶의 질을 높였다. 그러나 그 편리함은 전통 산업 구조에서 밀려난 이들의 손실 위에 세워졌다는 점도 잊어선 안 된다.
최근에는 ‘상생 기금’이나 ‘배달 수수료 인하’ 같은 제도 개선이 시도되고 있지만, 여전히 플랫폼 중심 구조는 바뀌지 않았다. 플랫폼이 독점적인 지위를 가질수록 그 안에서 활동하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은 ‘을’의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다.

 

앞으로의 과제 공정한 생태계 구축

정부와 사회는 플랫폼 규제를 통해 ‘공정한 시장 질서’를 구축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플랫폼 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단속하고, 수수료 체계를 투명하게 만들도록 압박하고 있다. 동시에 플랫폼 기업들도 ‘소상공인 상생 프로그램’이나 ‘투명 수수료 정책’을 도입하며 이미지를 개선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구조적 종속성에 있다. 플랫폼이 단순한 연결자가 아니라 시장 전체를 설계하고 통제하는 위치에 있다면, 규제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소상공인이 플랫폼에 기생하는 구조가 아닌, 독립적인 자생력을 가질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예를 들어, 공공 배달앱 확대, 데이터 독점 방지, 광고비 상한선 도입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 플랫폼 경제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지만, 그렇다고 방치할 수도 없다. 기술 기반의 편의가 진정한 사회적 가치로 연결되기 위해선 ‘혁신과 공정함’이 동시에 작동해야 한다.
플랫폼 경제는 단순히 기술의 진보로만 이해할 수 없다. 이는 우리가 어떤 사회를 원하는지에 대한 가치 판단이기도 하다. 편리함 뒤에 가려진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 플랫폼은 진짜 공존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